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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듯 긴 한숨을 자못 통쾌하게 내쉬었다. 그러고 나서 한편에 놓여 있는 식탁 가에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앉았다.푸른빛 헝겊으로 머리를 싸맨 아가씨는 양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몹시 안

타까운 심정을 견디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지극히 침착한 태도로 뜨거운 차 한 잔을

따라서 장돌뱅이에게 권해 주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넌지시 말했다.”스승님! 우리는

사흘 동안이나 연거푸 암호를 그려 놓고 왔는데, 어째서 그분은 우리들을 찾아오지 않을까요?”

장돌뱅이는 뜨거운 차를 후루룩후루룩 몇 모금 마시고 나서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봐라!

졌다더라. 또 삼보고찰에서는 소림파 영도자 명원방장이 부상을 입었고, 무술 실력과 재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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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급이라는 쟁쟁한 고승(高僧)들이 다섯 사람이나 죽었고‥‥‥ 온천하가 이렇게 뒤숭숭하고

야단법석을 하고 있으니, 그 청년은 이 성안에 없었다 하더라도 지금쯤은 우리를 찾아서 달

려와야만 될 텐데‥‥‥ 도무지 이상하거든!”푸른빛 옷을 입은 아가씨는 어떤 불안과 공포를 견디

기 어렵다는 듯 양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대꾸했다.”그러게 말이죠. 바로 이렇게 많은 고수급

인물들이 죽어 넘어졌기 때문에 저는 근심 걱정이 되어서‥‥‥‥”이 장돌뱅이와 푸른빛 옷을 입은

아가씨는 바로 서기(西欺)와 그의 여제자 유사고(柳四姑) 아가씨였다.서기는 곁눈질을 해서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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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아가씨를 힐끗 흘겨 보며 웃음을 억지로 참느라고 킥킥 거렸다.”히히히‥‥‥ 히히!””뭘 그

러세요?”유사고 아가씨가 새까만 눈동자를 깜작깜작하면서 매정스럽게 추궁했다.서기는 별안

간 점잖은 체를 하고 천천히 대답했다.”네가 안타까워하는 게 하도 우스워서 ‥‥‥ 그러나 그 점

은 안심해도 좋단 말이다. 만약에 저편 상대방이 친히 손을 써서 그 청년에게 악랄한 방법을

쓰려 든다면‥‥‥ 그때에는 백 명의 소세옥이 있다 해도 모조리 죽어 버려야 했을 것이니까‥‥‥‥”

유사고 아가씨는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의미를 알 수 없었다.”그건 무슨 까닭인가요?””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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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간단한 이치지.”서기는 두 어깨를 으쓱하고 치올려 뽐내 보이면서 씽긋 웃었다.

“너는 그자가 남신(南神)이라는, 무예계에서 첫손을 꼽는 거물의 문하생이란 사실을 잊

어버렸니? 그자는 사람을 없애 버리는 데에도 꼭 남의 칼을 빌어서 죽여 버리는 악랄하

고 음흉한 수법을 쓰거든!그리고 목적을 달성한 뒤에는 슬쩍 사건의 테두리 밖으로 온데간

데없이 사라져 버리기 일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