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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열하는 듯한 강물 소리.이 두 가지 음향들도 강변의 죽음 같은 정밀(靜謐)을 완전히 깨뜨
려 버리지는 못했다.이 두 가지 음향들은 듣는 사람에게 도리어 형언키 어려운 불안과 공포
심만을 안겨 주었다.바로 이 찰나에 한줄기 사람의 그림자가 화살이 꽂히듯이 날아들었다.그
는 다른 사람이 아니었다. 바로 화산파의 영도자 팔음옥소 매소천이었다. 결국, 그는 약속한
시간보다 반 시간이나 뒤늦게 이 장소에 나타난 것이었다.이 시각에는 반드시 강변 숲속에
서는 처참하고 치열한 결사적인 싸움이 한창 계속되고 있을 것이라고 매소천은 생각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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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 최소한도 그의 시야 앞에는 갈팡질팡 수선스럽게 아우성을 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어지럽게 어른거리고, 극도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으리라고 예측하고 이 자리에 나타났다.
그러나 그가 상상하고 온 것과는 너무나 달랐다.그는 땅 위에 우뚝 서자마자, 두 눈이 휘둥
그래지며 어리둥절했다.’이렇게 조용할 수가 있을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주변이 죽음
같이 조용할 뿐더러 사람의 말소리라고는 한 마디도 들려 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단지 코에 왈칵왈칵 끼치는 것은 강렬한 피비린내뿐.매소천은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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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번쩍 뜨면서 내심 곰곰이 생각해 봤다.’이건 도무지 까닭을 알 수 없는 일이다. 삼 파(派)
와 봉명장의 무수한 고수급 인물들을, 얼마 안 되는 동안에 천하제일방 놈들이 모조리 죽
여 버렸다는 것일까?’그는 눈을 더한층 크게 떠서 사방을 유심히 두리번두리번 살펴보았다.
그러나 어디를 바라다봐도 사람이라곤 그림자 하나도 눈에 띄지 않았다. 남달리 예민한 청각
으로 무슨 소리를 들어 보려고 숲속을 향해서 귀를 기울이고 숨을 죽여 봤으나, 인기척도 들
을 수 없었고, 나무 잎새 하나 바스락대는 소리도 들려 오는 게 없었다.숲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그는 얼빠진 사람같이 멍청히 서서 어찌해야 좋을지를 몰랐다.그는 믿어지지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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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이었다.오늘 무예계의 사 파와 봉명장이 한편이 되어서 천하제일방과 만나기로 약
속했던 장면이 불과 반 시간도 안 되는 동안에 끝장이 났으리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
다.’사 파와 봉명 장이 천하제일방과 승패를 가리지도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 버렸단 말인가?’
‘승리를 거두었다 해도 이렇게 조용하고 쓸쓸할 수가 있단 말인가?”또 패배를 했다고 한들
이렇게 쉽사리 끝장이 나 버릴 수 있단 말인가?’이 궁리 저 궁리하면서 매소천은 숲속에서
풍겨 나오는 피비린내를 의식적으로 코끝으로 맡아 보면서 자기대로의 판단을 내리려고 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