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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다시 자기 품속으로부터 한 개의 조그만 약병을 꺼냈다. 그 속에서 새빨간 환약 한
알을 쏟아냈다. 그것을 매약화 아가씨에게 주면서 말했다.”얘야! 이 환약 한 알을 꿀꺽 삼
키고 두 눈을 꽉 감고 꼼짝 말고있거라!”매약화 아가씨는 노인의 분부대로 환약을 뱃속 깊
이 삼켜 버리고 두 눈을 꼭 감은 채 웅덩이 속에 조용히 서 있었다.그 웅덩이의 깊이는 꼭
사람 하나의 키만 했다. 매약화 아가씨가 웅덩이 한복판에 서 보니 물은 어깨 위에서 찰랑
찰랑하며 차기가 얼음장 같았다.이때, 매약화 아가씨의 귓전에는 씨근씨근하는 이상한 호흡
소리가 들려 왔다. 송죽 노인이 웅덩이 옆에 단정히 도사리고 앉아서, 호흡을 조절하고 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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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 순환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서 자기 몸 전체를 골고루 매만지고 있는 것이었다.얼마 안
되어서, 매약화 아가씨는 갑자기 몸이 차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몸이 차지 않은 게
아니라 웅덩이 속에 꽉 차 있는 물이 차츰차츰 뜨거워지기 시작한 것이었다.다시 얼마 동
안을 지났을 때, 웅덩이 속의 물이 마침내 불덩어리 같이 뜨거웠다. 마치 웅덩이 밑에서 누
가 불이라도 때고 있는 것 같았다.매약화 아가씨는 노인이 미리 말한대로 이를 악물고 참
고 견디었다.또 얼마 안 되어서 웅덩이 속의 물은 꾸루룩꾸루룩 괴상한 소리를 냈다. 물이
끊어 오르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피부는 불덩어리 같은 뜨거움을 참을 수 없는데도, 신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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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얼음장같이 싸늘했다. 매서울 만큼 차가운 기운이 훅훅! 몸 안에서 피부 밖으로 뻗
쳐 났다. 냉기와 열기가 안과 밖에서 협공(挾攻)을 가하는 셈이었다.매약화 아가씨는 아무리
참고 또 참아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아차하면 쓰러질 듯 쓰러질 듯했다. 그
러나 송죽 노인이 열심히 자기를 위해서 제독(除毒)을 해주고있다는 고마운 뜻을 생각할
때, 죽어라고 이를 악물며 참는 도리밖에 없었다.이렇게 해서 약 한 시간쯤이 그대로 흘러
갔다. 끊어 오르던 요란스런 물소리가 차츰차츰 조용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몸 안팎에서
협공을 하던 열기와 냉기도 차츰차츰 덜해졌다.목이 갈라질 것 같은 이상한 음성으로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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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이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얘! 이제는 한 번 몸을 위로 솟구쳐 올려 봐라! 그리고 시
냇물로 몸을 깨끗이 씻어라! 전신의 독기는 다 빠졌을 테니‥‥‥‥”매약화 아가씨는 두 눈
을 번쩍 떴다.얼른 노인의 모습을 바라다보니, 머리에서 온통 구슬 같은 땀방울을 줄줄
홀리며 웅덩이 옆에 앉아 있었다.사실인즉, 노인은 여태까지 두 손을 웅덩이 물 속에 잠그
고 있었던 것이다. 그제서야 서서히 두 손을 웅덩이 속으로부터 거둬 들였다. 노인의 오묘
불가사의한 전신의 힘이 작용되어서 웅덩이 속의 물이 끓어 오른 모양이었다. 그러나 어
떻게 해서 천하에서 제일 끔찍끔찍하고 무시무시하다는 기독(奇毒)을 제거시키는지 그